2차전지 기업 변신하는 '광학필름 거인'

입력 2023-08-07 17:39   수정 2023-08-08 01:14

광학필름 전문 제조기업 미래나노텍의 김철영 회장(사진)은 올해를 “2차전지 전문기업으로 회사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바뀌는 원년”이라고 정의했다. 지난해 2차전지 소재 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중국 기업과 손잡고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하는 등 배터리 관련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2002년 8월 설립된 미래나노텍은 광학필름 업체로 널리 알려져 왔다.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에 패턴을 가공한 광학필름을 연간 120㎢ 생산한다. 여의도(8.4㎢)를 14번 덮고도 남는 물량이다. 미래나노텍은 55인치 이상 대형 TV용 광학필름 분야 세계 정상이다.

이처럼 광학필름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양극재 소재 업체인 미래첨단소재(옛 제앤케이)를 인수하면서 변신을 모색했다. 최근 들어 시장에서도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미래첨단소재는 수산화리튬 가공이 주요 사업이다. 수산화리튬과 양극재 첨가제를 분쇄 가공한 뒤 국내 주요 양극재 업체에 납품한다.

지난 3일 충북 청주 오창읍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지난 몇 년간의 변신 과정을 설명하면서 “회사가 2차전지 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만큼 올해가 회사 진로가 바뀐 원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미래나노텍은 배터리 소재 기업 인수를 넘어 한·중 합작회사까지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2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마쳤다. 지난달 중국 현지에서 허난켈롱뉴에너지와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5년 연 1만t 생산능력(매출 3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미래나노텍이 투자한 한·중 합작회사는 전구체 사업이 핵심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핵심 재료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료들을 섞은 화합물이다. 약 90%를 중국에서 수입하며 의존도가 높다.

최근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규제 장벽을 낮추고자 한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손을 잡는 사례가 업계 새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에서 주로 논의가 오가던 한·중 배터리 소재 합작기업 설립에 중견기업인 미래나노텍도 시동을 걸었다.

김 회장은 삼성SDI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광학필름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했다. 이제는 광학필름으로 거둔 성공을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2차전지 분야로 눈을 돌린 배경에 대해 김 회장은 “대형 TV 시장은 정체됐다”며 “2차전지 분야 사업이 커질 것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기술력을 갖춘 회사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나노텍의 지난해 매출은 4903억원, 영업이익은 97억원이었다. 광학필름 사업은 그대로 끌고 가면서 2차전지 소재에서 매출이 커지는 구조다. 김 회장은 “2025년이 되면 고객사의 생산능력이 4~5배 늘어난다”며 “매출 1조원도 훌쩍 넘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청주=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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